"90년간 마을 한가운데에 있었던 15만 4천 볼트짜리 송전탑이 없어진다"

▲ 매송면 원평리 송전탑 지중화를 추진한 심용진 원평1리 이장. 그는 화성시와 한전의 결정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 편집국

“비오는 날 천둥번개 치면 지잉지잉 하면서 전깃줄이 운다. 그 아래로 지나갈 때 그런 소리를 들으면 무섭다. 지중화가 된다니 이제 무척 기분이 좋다. 더 살기 좋은 마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90여년 간 매송면 원평리를 관통하던 15만 4천 볼트짜리 고압 송전선로가 사라지게 된다. 한전과 화성시는 지난 10월 25일 원평리 주민설명회에서 50:50 사업비 부담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심용진 원평1리 이장은 지난해 이장으로 뽑히면서 공약이었던 송전선로 지중화를 하기 위해 2017년 11월 ‘매송면 원평리 송전탑 우회 및 지중화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민원과 서명을 받으면서 진행해왔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주민이 민원을 넣은지 1년여 만에 지중화가 확정됐다.


심용진 추진위 위원장은 “솔직히 10년 걸릴 거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빨리 확답을 받을지 몰랐다. 화성시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심 위원장은 원평리에서 43년을 살아왔다. 고향이나 다름없는 이곳에서 송전탑을 이제는 없애야 동네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결심이 섰다고 말했다. 2370명이 사는 원평리를 송전탑이 지중화 되면 서울 강남 못지않게 발전시킬 수 있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처음 추진위원회를 발족한다고 했을 때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발족식 때 오신 분이 60명이었다. 그리고 지난달 25일 주민설명회에 오신 분들은 150여명 가까이 된다. 주민 설명회 때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아 무척 기쁘다.”

발대식 이후 1년간 청와대 및 각 부처에 민원을 제기했다. 국민 권익위원회에서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 권익위원회는 화성시청과 의회, 한국전력공사 등 지중화와 관련 검토 중에 있고, 권익위도 지속적으로 검토해나가겠다고 민원 답변을 보내왔다.


아직도 얼떨떨하다는 심 이장은 사실 주민설명회 때 확답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도 못했다. 그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내용정도만 들을 거라고 예상했다. 주민설명회 당일 한전과 서철모 시장이 직접 와서 계획을 수립하고 구체적 예산과 사업계획까지 발표했다.

▲고압송전선로와 2미터도 안떨어진 원평리 주택. 최근 이 주택에 사는 주민 두명에게 암이 발병됐다.     ©편집국


심 위원장은 “스쿨존에 지나가고 전파 연구한 사례를 보니, 지속적으로 전자파 쐬었을 경우 성장기에 안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화성시청도 화성시 전체 전수조사를 해보고 원평리처럼 마을 한가운데를 송전탑이 관통하는 곳이 유일하니, 주민들을 위한 방향으로 결정 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심 위원은 “정치권과 화성시를 찾아다니며 제발 도와달라고 부탁을 많이 드렸다. 특히 우리 지역구 김홍성 시의원님께도 감사드린다. 의회에서도 당을 떠나 주민에게 필요한 결정을 내줘서 정말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조속한 시일 내에 성사가 된다면 더 바랄게 없다”고 덧붙였다.


전자파 유해성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심 위원장은 “지중화 전자파 유해성을 논하는 거는 우리에겐 사치 같다. 우선 마을을 가로질러 갔던 송전탑 전기줄만 안 보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유해성 논란에 대한 연구가 더 진행되야 할 것으로 본다고 피력했다.


심용진 위원장은 “우리나라 전체는 기준이 너무 낮다.  선진국은 유해 기준이 훨씬 높다. 간단한 예로 우리나라는 833mG(밀리가우스). 유럽은 3-4mG다. 이 차이는 어디서 나오는 건가. 유해성 관련 연구나 기준이 사람을 위한 것으로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경우 833mG를 인체보호기준으로 채택하고 있으나 스위스는 주거지기준 10mG , 네덜란드는 어린이고려 주거지 경우 4mG다. 아일랜드는 송,변전설비 기준 이격을 22m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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