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도 바뀌고 나도 바뀌었다” 19년째 수화리에서 마을과 함께 공공미술

▲ 박석윤 창문아트센터 관장은 "마을이 곧 내가 됐다"고 밝혔다.    © 편집국

화성시 수화리에 위치한 창문아트센터(관장 박석윤)는 올해로 19년째다. 아이들이 없어 폐교가 된 학교자리에 창문아트센터가 들어서고 20여년이 흐른 지금,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학교를 메웠다. 창문아트센터가 여는 다양한 미술체험 프로그램이 가족과 아이들, 그리고 화성시 관광객 발길을 모으고 있다. (구)창문초등학교는 2000년 폐교가 됐다. 창문아트센터는 2001년 5월 개관했다.


창문아트센터 시작은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이었다. 화성시 외지고 조용한 그린벨트로 묶여있는 한적한 시골마을에 미술가, 조각가 디자이너 등 9명이 뭉쳤다.


창문아트센터 오픈 멤버는 협성대 교·강사 9명이었다. 19년이 지난 지금 몇 번의 부침 끝에 5명의 상주작가가 주말텃밭을 가꾸고 여러 미술교육 프로그램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교육청 학교를 임대해서 운영하고 있는 거라, 창문아트센터가 없어질 뻔도 했었어요. 위기상황이 올 때마다 마을주민분이 성명서도 내고, 아트센터가 있어야 한다고 교육청에 주장해서 아직까지 살아남았어요.(웃음)”

▲화성시 수화리에 위치한 창문아트센터. 창문초등학교가 폐교된 이후 지역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고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 편집국




프랑스 유학파인 박석윤 관장이 대학교단에서도 떠나고 화성 수화리 창문아트센터에 둥지를 틀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프랑스 유학시절, 한국미술가들이 중점이 돼서 병기창고 같은데서 여러 분야 예술가들이 함께 작업했어요. 그때 여러 분야가 함께 융화되면서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한국에 돌아가서도 저런 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 결과가 바로 창문아트센터입니다.”


창문아트센터는 현재 마을주민과 함께 하는 농촌체험마을, 업싸이클 아트, 화성시티투어 관광지, 하루야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있다.


박석윤 관장에게 물었다. 지난 20여년간 아트센터가 들어오면서 수화리 농촌마을에 변화가 생겼냐고. 박석윤 관장은 “마을이 아니라 제가 변했죠. 마을에 동화되면서 마을과 제가 하나가 됐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너른 세월동안 창문아트센터는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에서 마을 주민과 함께 마을꾸미기 사업, 마을만들기 사업등을 자연스럽게 도모했다.


농사를 짓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창문아트센터에 와서 밥도 먹고 술도 한잔하면서 박석윤 관장과 친구가 되어 삶을 나눴다.

▲ 창문아트센터 운동장에 자리잡은 배. 박석윤 관장이 시화호가 막히기 전에 바닷물이 동네까지 들어왔던 얘기를 듣고 배를 직접 구입해 왔다.    © 편집국



“초기에는 미술과 마을을 좀 분리해서 생각한 것도 사실이죠. 거리감이 있었달까. 그런데 십년이 지나고 20년째인 지금, 우리 아이들도 이곳에서 다 키우고. 폐쇄적인 미술가에서 공공미술로 마을과 교류하는 미술로 삶이 같이 변화했어요.”


박석윤 관장은 개관 20주년을 바라보는 요즘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바쁘게 움직였던 외부활동을 정리하고 내면에 충실한 시간을 보내려는 이유다.


박 관장은 “상주작가들과 소통을 강화해서 작품 활동에 집중할 생각이에요. 나이를 먹어서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자꾸 하게 되죠. 그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 예술이 바깥으로 나가서 사람을 만나는 방법이에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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