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중원 자문위원

지금 봉담읍은 공황상태다.
2021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학교 설계도까지 나온 ‘봉담 1고’가 ‘봉담 동화지구 도시개발사업’ 조합 내부의 문제로 설립이 무산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봉담은 ‘30-50’ 클럽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인구 7만이 넘는 시급 도시이면서도 고등학교는 달랑 하나이다. 지역 중학교를 졸업하면 졸업생 2/3가 이웃 도시로 통학을 해야 하는 후진국 아프리카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희한한 곳이다.


그동안 정부를 믿고 착하게 살아왔던 봉담 시민들은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는 일방적인 소외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2014년부터 고등학교 유치를 위해 신문, 방송을 통해 실상을 알리고 학부모들이 길거리에서 직접 서명을 받아 교육부 장관께 호소하고, 천 건이 넘는 민원을 넣는 등 눈물겨운 노력을 하였고 드디어 2016년 12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서 ‘봉담 1고’ 설립이 기적적으로 통과됐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어렵게 태어난 ‘봉담 1고’는 세상에 ‘봉담 1고’라는 이름 한 번 불려지지 못하고 없어지게 될 절체절명의 무산 위기에 빠져있다.


그 불운은 학교 부지의 환경정화구역 내에 위험물 시설이 있어서 학교 부지가 ‘봉담 동화지구 도시개발사업’ 안으로 편입되면서부터였다. 그 이후 ‘봉담 동화지구 도시개발사업’ 조합에서 농지 보존금을 납부하지 않아 1년여를 끌었고, 최종 단계인 환지 정리 과정에서 조합 내에 비대위가 구성되어 두 갈레가 된 조합원들은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봉담 1고’를 계륵으로 보는 듯 손익을 다투고 있어서 중투통과 후 3년이라는 시한을 넘길 위기에 봉착하였다. 


이 문제는 조합원들의 사유재산 문제 못지않게 봉담 주민의 꿈이요 희망인 ‘봉담 1고’의 설립 존폐가 달려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봉담 1 고’가 무산되면 동화지구 사업 자체가 결정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는 점을 애써 외면하면서 까지 외줄 타기를 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봉담 동화지구 도시개발사업’ 조합은 ‘봉담 1고 지켜달라’는 시민들과 시민단체의 들끓는 호소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안타까운 것은 ‘봉담 1고’가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직, 간접적인 책임이 있는 관련자들 그 누구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팔뚝을 걷어 부치고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2년 전 ‘봉담 1고’가 교육부 중투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저마다 자기들의 노력이라면서 경쟁하듯 생색을 냈던 그때 그 사람들은 다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아니나 다를까? 올 것이 왔다. 벌서부터 ‘봉담 1고’만 바라보고 살았던 엄마들은 이제는 봉담을 떠나겠다고 한다. 그렇다. 그분들을 무슨 수로 말리겠는가?
지금도 우리 봉담 학생들은 유별나게 막히는 향남, 수원으로 1시간을 넘게 걸려 통학을 한다. 통학으로 인해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그것은 학력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국가가 농어촌지역 학생들에게 부여하고 있는 ‘농어촌 특별전형’의 혜택을 볼 수 없다는 점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농촌에 살면서 제도적으로 시행하는 그 혜택을 강탈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지역의 향남은 같은 인구인데도 봉담과 비교하여 학교 수 5:1은 너무하지 않은가? 동탄 8개, 오산 7개 고등학교가 부럽다, 수원 호매실은 인구 4만 일 때인 2년 전부터 2개 고등학교가 있다. 교육 행정이 너무나 편파적이지 않은가?

그동안 봉담 지역의 학교 설립이 소외된 것도 문제지만, 이번처럼 학교 설립이 공식 인가되었음에도 지역의 사정으로 무산 위기에 빠졌으니 이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너무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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