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저널 김정우 기자 = 4.10 총선을 앞두고 여권발 동탄의 시(市) 독립 이슈가 지역정가를 관통한 모습이다. 국민의힘 소속 홍형선 화성갑 후보와 유경준 화성정 후보가 동탄 분시(分市) 공약을 내걸면서다. 

與 "'화성 인구팽창 주역' 동탄, 행정독립 시급"

18일 정치권과 화성 지역정가에 따르면 '동탄시 독립' 의제를 선제적으로 띄운 것은 홍 후보다. 그는 지난해 12월 22대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핵심 공약으로 화성시를 서·남부와 동부로 분할해 동탄을 하나의 시로 독립시켜야 한다는 취지를 내세운 바 있다. 지난 13년 동안 민주당 소속 화성시장 등 야권 정치인들이 표심 주류가 된 동탄권을 중심으로 포퓰리즘 행정에 몰두했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홍 후보는 "화성시 전체 면적의 10분의 1에 불과한 동탄·동부지역에 전체 인구의 65% 이상이 거주함에 따라 지난 13년간 민주당 화성시장은 오로지 재선을 위한 동탄·동부 중심의 매표행정으로 일관해 왔기 때문"이라며 "동탄·동부중심의 매표행정(買票行政)으로는 화성 서남부권의 미래를 열 수가 없다. 화성시의 지형적 특징과 인구 분포에 따른 매표행정의 부작용은 구조적인 문제이므로, 정치적 구호에 그치는 균형발전으로는 개선될 수 없고, 메가시티와 같이 화성 분시라는 행정체제의 구조개편만이 해법"이라고 동탄시 독립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국힘 공천 기조에 따라 서울 강남병에서 경기 화성정으로 출마 지역구를 옮긴 유 후보(초선·강남병)도 '경기도 동탄시 독립'을 1호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경기도 동탄시 설치 법안'을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유 후보는 "동탄이 교통지옥, 교육은 역차별, 의료인프라 부족 도시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것은 결국 화성시가 100만 인구에 걸맞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동탄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그에 따른 행정 인프라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화성시는 지난 2001년 군(郡)에서 시로 승격할 당시 인구가 19.2만 명에 불과했으나, 동탄을 중심으로 인구가 급속도로 팽창함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인구 100만 시대를 앞둔 상황이다. 그러나 화성시청이 여전히 화성 서부권인 남양읍에 위치하고 있고, 화성시 인구 증가의 주역인 동탄의 경우 동부출장소와 동탄출장소에 의존해야 하는 만큼 행정 지원이 제한적이어서 행정적 독립이 시급하다는 게 유 후보의 주장이다.

화성을에 전략 공천된 같은 당 '삼성맨' 한정민 후보도 최근 유 후보와 동탄 분시 의제에 대해 원팀으로 공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동탄시 행정 독립을 통해 고질적 문제로 지목됐던 교통난 해소가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다만 화성시장을 역임한 바 있는 최영근 화성병 후보는 동탄 분시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다. 최 후보는 "사전에 이런 공약에 대해 의논을 한 바 없다"며 "만일 의견을 주셨더라도 곧 특례시에 진입하는 화성시는 전체적으로 균형발전을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지, 특정 지역에 유리하게 가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범야권 후보들 "與 동탄 행정 독립론, '아무 말 대잔치·졸속 공약'" 

반면 범야권 후보들은 국힘 측 동탄 분시 공약에 비판 일색이다. 

개혁신당 대표를 맡고 있는 이준석 화성을 후보는 "국민의힘 화성 갑을병정 후보들이 동상이몽으로 일관성 없는 정책을 내고 있다"라며 "화성 분시가 아닌, 동탄 구청 설치를 통한 행정 편의성을 강화하는 것이 개혁신당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동탄의 행정 사각지대를 분시로 해소하자는 여권의 주장은 현실성이 없다는 게 그의 취지다.

민주당에서도 화성특례시 추진과 동탄구청 설립을 투트랙으로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며 여당 공약을 맹비판하고 있다. 

공영운 화성을 후보는 여당 후보들의 동탄 분시 공약에 대해 "화성지역의 세수 75%가 화성 동서부에서 나오는데, 분시하면 동탄의 자족기능이 사라질 것이다. 지금은 오히려 화성 특례시와 동탄구청 신설이 빠르게 진행돼야 할 때"라고 밝혔다. 

화성병 재선 현역인 권칠승 후보도 "내년 (화성)특례시 승격을 발판으로 화성 전체가 더 크게 발돋움할 기회"라며 "동탄시 분리 추진은 오히려 지역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여당 공약의 맹점을 꼬집었다.  

같은 당 화성정 후보인 전용기 의원(비례대표)도 지난 14일 <화성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유경준 후보의 동탄 분시) 1호 공약에 대해 과연 충분히 검토하고, 지역 발전에 부합한 것인지를 따져 봤는지 의문"이라며 "상대 후보의 1호 공약인 만큼 동탄주민의 입장에서 철저하게 검증하려고 한다"고 했다. 

송옥주 화성갑 민주당 후보도 "현실성 없는 공약을 갑자기 공천을 받아 나타난 후보들이 내뱉는 졸속 공약에 불과하다"라며 "주민 갈등을 조장하는 공약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